제76장

저택 안은 아수라장이었다.

테이블 위 과일은 바닥에 나뒹굴었고, 컵과 접시는 산산조각이 나 온 마당이 난장판이었다.

여기저기 흩어져 서 있던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사태에 울음소리마저 뚝 그쳤다.

소동의 원흉은 주사검에 옷깃이 꿰뚫려 나무 기둥에 매달려 있었다.

공처럼 뚱뚱한 몸이 구더기처럼 미친 듯이 꿈틀거렸고, 입에서는 사람이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가 흘러나왔다.

송승기의 ‘하안 선배’라는 한마디가 공기 중의 침묵을 갈랐다.

익숙한 목소리에 은발로 염색한 남학생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.

“자, 작은 후배?”

하안은 뒤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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